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먹방과 과식의 트렌드는 슬슬 지나고 있고 대신 소식좌 열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박소현, 산다라 박과 같은 연예인들의 식습관에서 비롯된 트렌드입니다. 물론 연예인들 수준으로 과도하게 소식까진 아니더라도 평소 먹는 것보다 적게 먹는 소식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식좌 열풍의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소식좌 열풍의 이유
가장 큰 이유는 방송과 SNS에 연예인이나 유명인사의 내용이 나오면서 시작이 되었고 그 흐름을 이어받아서 식품업계도 중량을 줄인 소형 상품과 미니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습니다. 1만 원도 안 되는 미니 케이크라든가 용량을 줄인 미니 컵밥 같은 것들이 베이커리와 편의점 등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소형/미니 상품의 출시는 단순히 소식좌 트렌드에만 맞춘 것은 아닙니다. 갈수록 1인가구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양이 많은 상품은 팔리기가 쉽지 않은 시대가 되었습니다. 물론 1인가구라 하더라도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다 먹지도 못하고 음식물 쓰레기가 되는 상황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바로 이 부분을 침투해 들어간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올해 들어 무지출 챌린지 같은 '소비디톡스'가 하나의 트렌드가 된 점도 영향이 있습니다. 올해 들어 자산시장이 얼어붙고 금리가 오르면서 많은 사람들의 생활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년까진 과시적인 소비를 드러내는 것이 트렌드였다면 이제는 절약을 하고 아끼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유통기한 임박 식품몰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과거보다 많이 늘어난 것도 바로 그러한 영향 때문이고요. 이러한 소비성향 하에서 소형 상품과 미니 상품은 필요한 만큼만 먹으면서도 비교적 저렴하게 소비할 수 있는 상품으로 새롭게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의 소형상품과 미니상품은 소식좌, 1인 가구, 소비디톡스란 세가지 트렌드가 결합된 상품인 것입니다.
이러한 미니상품이 소비자 입장에서도 이득이 되지만 판매자와 제조사 입장에선 어떨까요? 전통적으로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이 작은 사이즈의 상품을 구매하기보단 큰 사이즈의 상품을 구매하는 걸 선호합니다. 예를 들어 커피전문점에서 아메리카노를 일반 사이즈로 주문하는 것과 더 큰 사이즈를 주문하는 것의 가격차는 크지 않습니다. 물론 이건 커피에서 사이즈 추가의 핵심인 에스프레소 원샷의 비용이 크지 않은 탓도 있습니다만 전문점들도 기왕이면 소비자가 더 큰 용량으로 마시길 원하기 때문에 일부러 가격차를 높게 잡지 않은 것입니다. 이건 기업들이 매출지표를 평가할 때 고객당 평균 매출을 굉장히 중요시 여기기 때문입니다. (소식좌 열풍의 이유)
기업의 이유 있는 전략
기업의 매출은 ‘고객의 수에 고객당 매출을 곱한 값’으로 정의 내릴 수 있습니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때는 고객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장이 성숙단계에 이르고 더 이상 추가적으로 주문할 고객의 수가 줄어들면 매출 성장률은 정체에 이릅니다. 이때부터 중요한 게 바로 고객당 매출이죠. 고객의 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으니 고객당 평균 얼마의 매출을 기록하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사실 아주 막 뜨고 있는 성장산업이 아니고서야 대부분의 산업들은 이미 성숙기를 지난 상태기 때문에 고객이 드라마틱하게 증가하기란 어렵습니다. 그래서 고객당 평균 매출, 혹은 객단가를 중요시하는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지금의 미니 사이즈 상품의 열풍은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오히려 객단가가 줄어드는 현상이라 볼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매출이 감소하는 일이기 때문에 굉장히 위협적인 일이죠. 하지만 반드시 꼭 그런 것 만은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선 긍정적인 부분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우선 미니 사이즈 상품을 출시 하지 않았을 때의 상황을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만약 소비자들이 기존의 큰 상품에 부담을 느낀다면 그만큼 전보다 소비를 줄이거나 잘 사지 않겠죠? 이렇게 될 경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해도 매출이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반면 미니 사이즈 상품의 등장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기존 사이즈의 상품만 있었을 때라면 소비를 포기했을 소비자들이 구매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이즈에 변화를 주지 않았을 때에 고객의 수에서 큰 이탈이 발생할 것을 미니 사이즈 상품 출시를 통해 객단가는 줄어들어도 고객의 수가 감소하는 걸 막아내면서 전체 매출이 줄어드는 걸 방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소식좌 열풍의 이유)
가랑비에 옷 젖는다
대형마트나 대형 유통 전문점을 갔을 때 분명 저렴한 상품만 담았는데 나중에 계산할 때 보면 돈이 엄청나게 많이 나온 것을 경험해보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큰돈을 쓴 기억이 없는데 카드 청구서를 보면 자잘한 소비들이 모여 큰 카드값이 된 경험도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큰 금액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반대로 적은 금액에는 덜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는 금액이 적을수록 소비가 더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상품을 한번 구매하는 비용이 저렴해질 때 경우에 따라 더 자주 소비를 하게 되기도 합니다. 한 달에 한번 사 먹을 거, 일주일에 한 번 사 먹게 되기도 한다는 겁니다.
동일한 방식으로 미니사이즈로 소비자들에게 가해지는 소비의 부담을 줄인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전보다 더 자주 구매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 경우 특정 기간 동안에 반복 구매가 발생하면서 고객의 숫자가 늘어나는 효과를 누리게 됩니다. 대체로 하나를 구할 때의 금액과 사이즈 업그레이드에 발생하는 금액을 비교해보면 상품 하나를 구매하는 비용이 더 높기 때문에 더 큰 상품을 적게 소비하는 것보다 더 작은 상품을 자주 소비하는 것이 이득이 되는 경우도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이야기입니다. 이걸 정말로 기업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 위해선 굉장히 정교한 상품과 가격 설계가 필요하죠. 그리고 그렇게 한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좋아한다는 보장도 없기에 상당히 어려운 기술에 해당합니다.
소비자들이 지금의 미니 사이즈 상품에 열광하고 소비한다면 아마도 지금의 미니 사이즈 트렌드는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잠시 잠깐에 그치거나 충분한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다른 모든 트렌드가 그렇듯이 잠깐 눈에 띄다 사라지고 말겠죠. 주변의 편의점을 잘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소식좌 열풍의 이유)
지금까지 요즘 이슈가 되고 잇는 소식좌 열풍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