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와 핸드백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고급 의상이거나 저렴한 옷을 판매하는 매장 또는 인터넷에서 구매한 저렴한 의상이거나 상관없이 스타일을 고급스럽게 마무리하는 것을 담당하는 것은 핸드백이다. 옷, 신발 등 여성의 패션 아이템에는 많은 것이 있지만 대를 물리면서까지 명맥을 유지하는 것은 역시 핸드백일 것이다.
월급을 쪼개고 쪼개서 할부로 명품 가방을 구입하는 여성들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높은 구매력으로 일반인들은 잘 알지도 못하고 또 설령 안다 해도 쉽게 구입할 수 없는 하이엔드 명품 가방을 구입하는 여성들도 있고 이렇게 경제력의 차이와 상관없이 여성들은 대부분 명품 가방을 원한다.
도대체 핸드백이 여성에게 어떤 의미이며, 왜? 많은 명품 아이템 중에서도 핸드백에 집착(?)하는지 명품 브랜드의 역사와 여성의 심리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명품 브랜드의 변화
명품 브랜드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나요?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10명 중 9명은 아마 핸드백이라고 답을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명품 브랜드들이 가방 만드는 회사도 아닌데 대체 왜 핸드백이 이런 브랜드 하면 떠올리는 대표 상품이 된 것인지 궁금해진다.
오래 전 초창기 명품 브랜드는 귀족과 부유층을 위해 맞춤으로 옷을 만드는 곳들이었다. 이런 매장들은 파리나 밀라노에 가게를 차리고 고객들을 맞이했다. 수트나 옷을 맞춤으로 구매한 다는 것은 생각보다 번거롭다. 몸의 치수를 재고, 원단과 디자인을 고객과 상의하여 고르고, 가봉을 한 후에 고객에게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고, 다시 가봉을 하길 몇 번 한 후에 드디어 최종적으로 옷이 완성된다. 수십년 전에는 이렇게 옷을 맞춰서 주문하고 구매해서 입는 게 당연한 것이었다. 이렇게 완성된 옷은 정말 단 하나의 고객을 위한 상품이었다.
옷을 맞추는 과정은 수 주일에서 길게는 몇 달이 걸리기도 했다. 오랜 시간을 기다리면서 필요할 때 와서 치수를 재기도 하고 가봉을 하기도 하고 해야 하기 때문에 옷을 맞춰 입는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시간은 걸리지만 이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내 몸에 딱 맞는 것,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그 옷들이 다 명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1960년대 들어 부동산 개발로 엄청난 부자가 된 ‘베르나르 아르노’는 당시 시대의 흐름이었던 대량 생산을 패션 산업에 적용하여 사업의 형태를 바꾸게 된다. 맞춤형이 아닌 대량생산되는 기성품의 등장, 그리고 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소비할 수 있는 명품의 대중화를 목표로 한 것이었겠다. 명품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더 많은 소비자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높은 수익성과 성장을 기대할 수 있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명품이 만드는 제품이 아니라 명품의 브랜드 그 자체이다. 명품의 브랜드 가치가 유지되어야 대량생산으로 그 문턱을 낮추더라도 소비자들이 상품을 받아들일 수 있을 테니까.
이렇게 대량 생산된 명품 브랜드 옷은 입는 사람들에게 좀 더 특별한 사람이 되었다는 만족감을 전달해줬다. 사람들의 소비는 단순히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드러내고 표현하는 한 수단이다. 그렇기에 명품 브랜드의 옷을 소비하는 것은 그러한 브랜드를 소비하는 상류계층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명품 브랜드와 핸드백
명품 산업이 대중화로 형태가 변하다 보니 명품의 중심이 옷이나 구두가 아닌 의외의 다른 아이템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핸드백은 들고 있는 모습이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명품의 로고를 드러내면서 자기 자신을 과시하기에 적합한 상품이었다. 또 옷이나 구두와 달리 사이즈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적다. 트렌드가 지나갔다고 옷장에서 묵힐 염려도 크지 않고, 그야말로 모두가 좀 더 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었다. 그 결과 패션업계에서는 매년 옷장을 바꿀 여력이 안 되는 소비자들에게 대신 핸드백으로 유행을 따라가라고 권하기 시작했다. 명품산업의 시작이었던 패션이 아니라 액세서리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명품 브랜드의 핸드백 사업은 새로운 기회가 되었다. 더 많은 소비자들이 핸드백을 통해 일명 ‘명품백’에 입문하면서 명품소비로 가는 진입로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명품 핸드백을 소비하기 시작하면서 더 다양한 명품 브랜드의 다양한 상품들 또한 소비하기 시작한다. 그로 인해 명품 브랜드들이 걷어들이는 수익의 규모도, 수익성도 더욱 커져갔다.
명품 핸드백과 여성
이런 명품 핸드백의 주 고객은 당연히 여성이다. 여자는 핸드백을 통해 자신의 취향과 부와 꿈을 표현한다고 한다. 물론 모든 여자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여자는 자신이 맡고 있는 역할과 내면에 숨겨진 개성만큼의 핸드백을 필요로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영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여성은 평생 110여개의 핸드백을 산다고 한다. 응답한 여성 중 5퍼센트는 지금 갖고 있는 핸드백이 100개가 넘는다고 응답했다. 남자가 자동차를 통해 자신의 부와 취향과 동경을 현실화하는 것과 비슷한 것일까?
여성들의 핸드백에 대한 이런 강박, 갖고 있어도 더 갖고 싶어 지는 집착, 유명 브랜드 핸드백에 아낌없이 돈을 쏟아붓는 이런 현상은 이제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니다. 하루에도 수십 가지 모습으로 변신해야 하고 셀 수 없이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려는 요즘 시대를 사는 여자들은 늘 새롭고 개성 있는 것을 원한다. 어쩌면 핸드백이 여성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큰 행복을 주는 친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