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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시사-상식

비건(Vegan) 비거니즘(Veganism) 비거노믹스(Veganomics)

by 마오와 함께 2022.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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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비거니즘, 비거노믹스

 

악어 가죽으로 만든 핸드백 일명 악어백으로 유명한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2021년 식물성 소재 가죽으로 만든 가방빅토리아 백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명품 브랜드에서도 최상위로 꼽히는 에르메스가 식물성 소재 가방을 만들 거라는 소식은 전 세계 패션계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악어 가죽 백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악어는 약 두세 마리로 알려져 있다. 에르메스는 이 가죽을 자체 생산하기 위한 악어 농장도 이 미 여럿 소유했으며, 심지어 2020 11월에는 호주에 새 악어 농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혀 전 세계 동물보호단체와 비건(Vegan· 채식주의자) 운동가들로부터 항의와 비난을 받은 적도 있다. 그런 에르메스가 전혀 뜻밖의 행보에 나선 것이다.


이런 변화는 최근 소비 시장을 이끌고 있는 새로운 세대의 합리적, 실용적 소비 그리고 환경 친화적인 일명 ‘착한 소비’등과 밀접한 영향이 있다. 그와 더불어 동물학대동물 착취를 거부하며 채식 위주의 음식만을 섭취하는 비건(Vegan)이 많아지면서식습관뿐만 아니라 패션, 뷰티, 여행 등 삶의 전반에서 동물 보호의 가치를 실현하는 의미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 또한 변화의 흐름이다. 이를 반영한 철학이자 신념인비거니즘(Veganism)확산과 함께 비건이 이제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MZ 세대들 간에 친환경 기반의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문화가 결합되면서 비거노믹스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하게 되었다.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비거니즘비거노믹스에 대해 알아보겠다.

 


 

I am Vegan 이미지


비거니즘이란?

 

비거니즘(Veganism)’은 영국 단체 ‘비건 협회(Vegan Society)’ 공동 설립자인 도널드 왓슨과 도로시 왓슨이 만든 용어다. 이들은 비거니즘을 ‘최대한 가능하고 현실적 범위에서 모든 형태의 동물 착취를 지양하는 삶의 방식’이라 고 정의했다. 책 ‘비건 세상 만들기–모두를 위한 비거니즘 안내서’를 쓴 벨기에 비건 운동가 토바이어스 리나르트는 “고통받는 동물의 수를 줄이고,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이 비건 운동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소수 문화로 여겨졌던 채식은 최근 기후위기와 동물권 등에 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 채식연합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약 250만 명이 채식주의자이며, 그중 엄격한 채식주의자라고 할 수 있는 비건인은 50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2008년 대한민국 채식 인구가 15만 명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10년 동안 약 15배 이상이 증가한 수치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채식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면서 단순 식사의 형태를 넘어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제품을 사용하고, 동물성 재료 등 동물을 착취해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비거니즘(Veganism)으로 확장되고 있다. 비거니즘이 지니는 가치는 단순한 채식이 아닌 동물복지와 친환경까지 포괄하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후변화, 감염병 등 잇따른 위기로 인해 2022년을 살아가는 소비자들은 소비 윤리에 큰 관심을 두게 됐다. 이들은 소비 활동을 통 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싶어 하며, 구매할 때 인간 노동권과 인간에 대한 윤리뿐만 아니라 동물 복지, 환경을 모두 고려한다. 때문에 동물을 학대하고 환경도 해치는 대규모 공장형 축산업에 반대하는 의미에서 비건 소비를 중시한다. 특히 단순히 식품뿐만 아니라 의류, 화장품 등 일상 전반에서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비거니즘은 단순한 유행이 아닌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거듭나고 있다.

 


비거노믹스란?

 

비거노믹스(Veganomics)란 채식주의자(Vegan)에 경제(Economics)를 합친 신조어로, 채식을 비롯해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고 물건을 만드는 전반적인 산업을 아우르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최근 자기 자신의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과 동물복지의 윤리적 차원에서 비건에 동참하는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게 되었다. 비거니즘을 위한 경제활동 역시 활발해지며 비거니즘과 비거노믹스는 새로운 주요 트렌드로 떠오르게 되었다.


소득과 인구가 증가하면서 동물성 제품의 수요는 앞으로도 여전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동물 복지, 환경 문제 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비건 제품이 많아질수록 비거니즘은 확산할 것이다. 또 동물성 제품 생산이나 육식에 얽힌 문제(탄소 배출, 가격 인상 등)와 관련한 규제나 비용 문제가 악화하면 결국 동물성 제품을 생산하던 기업들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제품군을 다양화하기 위해서라도 식물 기반 소재를 연구개발해야 하는 상황에 와있다. 이미 콩이나 다른 곡류 등 식물성 소재를 활용한 대체육에 투자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언리미트’, ‘올가니카’, ‘다나그린’, ‘셀 미트등 한국의 관련 스타트업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고, 국제적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또 풀무원, 농심, 오뚜기, 신세계, 현대 백화점, SK, 한화 등 대기업들도 비건 관련 사업에 나서고 있다.

 


채식 인구 비중 국가 순위 이미지증가하는 국내 채식 인구 이미지

 


비거노믹스의 파급 효과

 

비거니즘은 비건 레스토랑, 베이커리, 화장품, 패션 등 사회문화 전 범위에 걸쳐서 나타나는 또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단순한 채식주의는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지 못했지만, 현재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이 되었다. 그 영향으로 다양한 분야의 산업 전반으로 퍼져 나가는 비거노믹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비거니즘은 대체육과 식물 단백질을 활용한 음식 등의 연구 개발 및 제조에 힘쓰는 식품 분야뿐만 아니라 패션, 화장품, 관광 등 거의 모든 산업영역에서 새로운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화장품 산업에서는 오래전부터 ‘러쉬’, ‘더 바디샵등의 제품들은 친환경, 동물복지를 지향하며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이 외에도 환경에 해가 되지 않는 종이 용기를 개발해 플라스틱의 비율을 낮추어 친환경 포장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가 생겨나기도 했고, 화학 성분이 아닌 천연 성분과 무방부제로 자연분해가 쉬워 사람과 환경에 유익한 고체 샴푸바, 비누바 등을 제작하는 화장품 브랜드 역시 대표적 비건 화장품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기도 하다.


시장 조사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1년 160억 달러(약 전 세계 비건 푸드 시장 규모는 2025년 220억 달러(약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비건 라이프스타일이 단순히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 비거니즘은 산업 전반에서 안정적인 분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은 제조 공정, 유통망,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필요하다. 점점 더 많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과 환경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변화를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맺음말

 

지금까지 새롭게 떠오르는 트랜드, 비거니즘과 비거노믹스에 대해 알아보았다. 먹고, 입고, 걸치고, 바르는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것이 비거니즘화가 가능해지면서, 비건은 단순한 취향을 넘어선 윤리의식에 관한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채식은 물론, 동물 착취를 반대하고, 기후 위기와 탄소 배출, 일회용 플라스틱 등의 환경 문제, 생태계 파괴 등의 문제를 인식하고 더 나은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잘 반영한 산업 전반의 행보를 통해 비거니즘과 비거노믹스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처럼 비거니즘은 빠르게 소비되는 트렌드가 아닌, 우리 사회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


또한 비거니즘을 지향하는 소비자는 일반 소비자보다도 기업의 진실성과 정직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층이다. 게다가 교육 수준도 대체로 높아서 이들을 속이려는 마케팅 수법을 사용해선 안 된다. 비건 소비자들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마케팅 방식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확인하려고 하는 똑똑한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이 비건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비거니즘이나 비거노믹스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세상의 모습, 그에 따르는 변화에 관심을 좀 더 가져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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