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도로, 움직이지 않는 차, 항상 반복되는 출퇴근 길 교통체증이 극심한 도로 거기에 사고라도 나면 말 그대로 ‘교통 지옥’이다 이런 상황에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하늘을 날아서 이동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상상은 곧 현실이 될 예정이다. 오늘은 영화나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 ‘UAM(도심항공교통)’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UAM이란 무엇인가?
UAM이란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의 약자로, 보통 ‘도심 항공 모빌리티’라고 부르지만 쉽게 ‘하늘을 나는 자동차’라고 이해하면 된다. 도심 내 짧은 거리를 빠른 시간에 이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전기식 수직 이착륙 비행체(eVTOL)’를 UAM이라고 일컫는다. 항공 택시,에어택시, 드론 택시, 불리는 것들이 모두 UAM이다.
UAM의 핵심은 우리가 이용하는 교통수단이 다니는 길이 땅 위의 도로가 아니라 하늘이라는 것이다. 전기 추진, 자율 비행, 저소음 공법, 수직이착륙(VTOL) 기술 등 다양한 핵심 기술의 발달 덕분에 막연한 상상으로 여겨지던 UAM은 미래의 모빌리티 핵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수직 이착륙이 필요한 UAM의 이착륙장을 ‘버티포트(Vertiport)’라고 한다. 버티포트는 배터리 쾌속 충전과 고객들의 탑승, 하차를 도와준다. 안전 규제와 부지 확보 등의 문제로 버티포트를 버스 정거장처럼 많이 짓기 어려워, 서울에서는 잠실운동장과 여의도공원, 용산 등이 초기 버티포트 부지로 검토되고 있다.
지금도 비행기, 헬리콥터 등 다양한 항공 운항기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들은 제한적으로만 이용할 수 있다. 비행기는 해외를 나가는 등 지역 간 거리가 상당한 경우에만 탑승할 수 있고, 헬리콥터는 군사, 소방, 방송, 관광 등 일부 목적으로만 운영한다. 반면 UAM은 도심 내의 교통수단이라는 게 기존의 항공 수단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항공사가 정해 놓은 스케줄에 맞춰 이용해야 하는 비행기와 달리 UMA은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눈에 띄는 장점이다. 평소 버스와 택시, 지하철을 타고 도심을 이동하듯 하늘을 날아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UAM 해외 발전 현황
미국에서는 차량 공유 스타트업 ‘우버(Uber)’를 중심으로 UAM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2016년 UAM 시장에 뛰어든 우버는 자회사 ‘엘리베이터’를 설립하고 에어택시를 개발해왔다. 2023년 에어택시의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을 고도화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은 무인 에어택시 벤처기업인 위스크에어로(Wisk Aero)와 함께 전기식 수직 이착륙 비행체 코라를 개발 중이다. 유럽의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 역시 전기 수직 이착륙 비행체인 시티에어버스시티 에어버스(CityAirbus) ‘넥스트젠(NextGen)’을 투입해 유럽의 여행객들을 운송하는 데에 활용할 예정이다.
중국의 자율주행 항공기 기술 플랫폼 ‘이항(EHang)’은 2012년에 UAM 기체 개발을 시작했고, 2016년에 처음으로 비행에 성공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비행 누적 횟수가 1000회를 돌파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일본의 4개 도시를 가로지르는 시범 관광 비행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한다.
UAM의 선구자로 불리는 독일의 스타트업 ‘볼로콥터’는 2019년 유럽 항공 안전청(EASA)으로부터인용 에어택시의 상업적 운용 허가를 받은 바 있다. 볼로콥터의 에어택시는 한번 충전으로 최장 35km를 갈 수 있고, 시간당 110km로 움직인다고 한다. 지난 3월에는 한국 진출을 발표하며 블로콥터 코리아를 설립하기도 했다.
UAM 국내 발전 현황
국내에서도 UAM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를 선두로 한화그룹,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대기업이 UAM 개발사를 인수하거나 개발 협력에 동참하는 등 UAM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세계 최장 비행기록을 보유한 미국의 UAM 기업 ‘조비 에비에이션’과 정기 협의체를 결성하고 기체, 서비스 플랫폼 등을 개발하는 데 전략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지금까지 2000억 원 이상을 투자하며 UAM 기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이 사업에 매우 적극적이다. 2019년 UAM 전담 부서를 신설해 항공기체 개발, 핵심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에 UAM 관련 법인 ‘슈퍼널’을 설립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관련 산업 및 기술 연구개발의 빠른 변화의 움직임에 발맞춰 국토교통부는 지난 2021년 6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을 공식 발표했다. 관련 법규가 완성되는 2025년 경을 목표로 인천공항, 김포공항-여의도, 잠실 구간에서 UAM의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시에서도 ‘2040’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해 UAM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김포공항~용산 국제업무지구 등에 시범노선을 운영하고 용산역, 삼성역, 잠실역 인근 등 대규모 개발지구에 UAM 터미널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UAM의 미래 - ‘심리스 모빌리티’
UAM이 지향하는 미래의 교통은 하늘과 지상을 연결해 끊김이 없는, 즉 이동의 제약이 없는 심리스(Seamless) 모빌리티 세상을 여는 것이다. 현재는 전철, 택시, 버스, 철도 등 이동수단별로 교통의 연결이 단절돼 있지만 UAM은 이처럼 분절된 기존 교통체계를 통합적,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개개인의 이동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게 된다.
UAM은 앱을 통해 이동하는 사람과 이동수단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줌으로써 이동의 자유와 편의성을 완벽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미래 교통 시스템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하나의 앱을 통해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전체 이동 경로를 판단해서 사용자가 티켓을 별도로 구매하지 않고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 시티를 구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UAM이 상용화되면 우리의 삶을 180도 뒤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하늘을 나는 택시는 여의도에서 강남까지 5분 만에 주파한다. 현재 승용차로 약 73분이 걸리는 김포공항-잠실 구간은12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서울에서 대구, 서울에서 부산까지도 1시간이면 갈 수 있다고 한다.
비용도 현재의 택시만큼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UAM 로드맵에 따르면 2035년경 UAM 택시의 가격은 km당 500원 수준을 예상하는데, 인천국제공항에서 여의도까지 2만 원, 서울에서 대구까지12만 원가량 드는 수준이다. UAM이 상용화된다면 교통혼잡을 줄이는 것은 물론, 거리의 제약까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UAM 택시는 활주로가 없어도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UAM 택시가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도심의 주요 건물 옥상은 UAM 택시 정거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교통수단으로 개편되며 도로와 주차장 등이 점유한 공간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25년 상용화를 시작해 2035년경에는 UAM 택시가 주요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한다. UAM을 우리 생활 속에서 만날 날이 생각보다 멀지 않았다. 하늘을 막힘없이 날면서 내려다보는 세상이 어떨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