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웹툰 - K-Pop K-드라마에 이어 세계를 장악하다
‘만화’라고 하면 글을 잘 읽지 못하는 영유아 또는 어린이들을 위한 것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세대일 것이다.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가진 대한민국 부모의 입장에서 자식이 교과서나 참고서 말고 만화책을 본다면 좋아할 부모는 그리 많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그 만화가 기술의 발전 콘텐츠의 다양화와 더불어 모바일 시대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하나의 큰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이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K-웹툰’이라는 산업으로 우뚝 서면서 웹툰 작가를 꿈꾸는 젊은 층도 늘어가고 있다.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K-웹툰’ 산업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웹툰이란?
웹툰(Webtoon)은 네이버, 다음, 카카오 등의 각종 플랫폼 매체에서 연재(連載)되는 디지털 만화를 지칭하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단어이며 해외에서도 한국에서 유래한 디지털 만화 형식을 지칭하는 고유명사화되었다.
어원은 World Wide Web(웹) + Cartoon(만화)으로서 2000년 8월 8일 천리안에서 처음 도입한 조어다. 용어 생성 당시에 한국에서는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애니메이션 만화나 만화책을 구분하지 않고 뭉뚱그려 Cartoon이라고 불렀다. 그래서 Comic보다 Cartoon이 널리 알려져 있어서 이렇게 굳어졌다.
원래 외국에서 인터넷 만화를 통칭하는 단어는 "웹코믹(Webcomic)"이다, Cartoon이란 단어는 루니툰 같은 애니메이션 만화나 그 만화의 캐릭터, 또는 신문에 실리는 적은 컷의 만평을 의미하고, Comic은 만화책을 의미하는 Comic book의 준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인터넷 만화를 웹 코믹이라고 이르며 웹툰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영어 위키피디아를 보아도 웹툰은 한국에서 유래한 디지털 만화 형식이라고 정의하였다. 웹툰만 가지고 있는 특수성이 많기 때문에 해외에서 웹툰은 웹 코믹의 특수한 형식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이렇게 한국에서 발전한 웹툰은 한국 업체들의 해외 진출로 여러 국가에 퍼지고 있다. 동남아에 2010년대 들어 NHN과 다음카카오가 진출하면서부터 한국식 웹툰 시스템이 도입되어가는 과정에 있고, 프랑스도 일부 사이트를 중심으로 한국식 웹툰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다. 영어권에서도 네이버 웹툰과 다음카카오가 공격적으로 한국 작품을 번역해서 소개하기도 하고 현지 작가들의 작품을 연재해서 인지도가 점점 쌓여가고 있다.
(출처 : 나무위키)
K-웹툰,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미국과 일본을 주축으로 한 종이만화 중심이었던9조 원 규모의 글로벌 만화시장은 한국 웹툰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영상이나 활자와 달리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소비 가능한'스낵 컬처'의 대표 콘텐츠인 데다, 스마트폰에 특화된 방식이라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K-웹툰의 성장세는 수치로 확인된다. 콘텐츠진흥원은 매년 ‘만화산업 백서’를 발간해 우리 만화 산업의 현황을 기록해 알리고 있다. '2021 만화산업 백서'를 보면 글로벌 만화 시장은 2019년 91억 달러, 우리 돈 10조 8500여 억 원 규모에서 2020년 110억 달러, 우리 돈 13조 1100여 억 원 규모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년 만에 약 2조 원 넘는 규모의 성장을 이룬 셈이다. 특히, K-웹툰이 강점을 가진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모바일 웹툰 시장의 성장세에 따라 만화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시장의 성장세가 상당하다. 2020년 미국 만화 시장은 전년 대비 5.9% 증가한 12억 2,900만 달러, 우리 돈 약 1조 5천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세계 만화시장에서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는 셈이다.
특히, 출판만화 비중이 압도적인 미국 만화시장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2020년 디지털 코믹스 매출은 160만 달러로 미국 만화 시장 대비 점유율이 12.5%까지 상승해 전년 대비 4.6%p 올랐고, 디지털 다운로드를 통한 유통도 전년 대비 5.1%p 성장했다. 또 2025년까지 매년 5%대의 꾸준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전망 또한 밝은 편이다.
만화 산업 최강국 가운데 하나인 일본의 성장 전망도 흥미롭다. 2020년 일본 만화 시장은 전년 대비 38.8% 성장해 65억 3,600만 달러, 우리 돈 7조 8천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오는 2025년까지 매년 10% 초반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화 하면 일본이 떠오를 만큼 인쇄만화 최강국인 일본 만화산업의 디지털 전환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16년 33.6%에 불과했던 디지털 만화의 비중은 2020년 55.8%를 기록하면서 인쇄 만화 시장 규모를 뛰어넘었다. 2025년에는 인쇄만화 비중은 19.4%로 줄고 디지털 만화가 시장의 80.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이 책 위주였던 만화 시장이 전자만화로 빠르게 재편되는 것이다. 흑백 위주인 인쇄만화보다 색상 표현이 자유롭고 해상도가 높은 웹툰이 젊은 층에게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이 같은 흐름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K-웹툰의 파급효과
웹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 산업이다. 가로로 보는 만화에 세로 스크롤 방식을 처음으로 적용하면서 모바일 시대에 최적화된 콘텐츠가 바로 웹툰이다. 즉, 우리나라는 웹툰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만든 '웹툰 종주국'이다. ‘K-웹툰’이라는 말보다 그냥 ‘웹툰’이라고 하는 게 맞지만 ‘K-Pop’, ‘K-드라마’, ‘K-무비’와 같이 ‘K’를 앞에 붙이는 요즘 트렌드를 따라서 ‘K-웹툰’이라고 하는게 더 자연스럽게 들리기도 한다.
위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전환 흐름이 ‘K-웹툰’에 기회가 될 수 있었다. 왼쪽에서 오른쪽(혹은 오른쪽에서 왼쪽),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읽는 일반적인 출판용 인쇄만화와 달리 웹툰은 모바일을 통한 소비를 전제로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 ‘스크롤’ 방식의 연출에 최적화돼 있다. 기술적, 예술적 측면에서 만화의 연출과 생산방식 자체가 다른 것이다. 즉, 플랫폼이 만화 콘텐츠의 형태와 서비스 방식을 바꾼 것이다.
콘텐츠 산업 측면에서 웹툰의 진가는 IP(지식재산권) 확장성에 있다. 영화, 드라마, 웹 소설, 캐릭터 등 관련 산업 전 장르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One Source Multi Use(OSMU)'인 셈이다. 조선 좀비 열풍을 일으킨 '킹덤'부터 '이태원 클라쓰',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같은 넷플릭스 대작들은 물론 1000만 영화 '신과 함께' 같은 잘 나가는 K드라마·영화들이 모두 웹툰에서 변신한 작품들이다.
최근에는 카카오웹툰의 인기 작품인 ‘나 혼자만 레벨업’의 NFT가 공개된 지 1분 만에 완판 되기도 했다. ‘나혼렙’은 글로벌 142억 뷰를 기록한 초 인기 작품이다. 운영하는 한정판 디지털 작품 유통 서비스인 클립 드롭스를 통해 모두 2종의 NFT 총 300개가 발행됐다. IP를 통한 영상 콘텐츠 제작뿐만 아니라 제품화나 NFT 발행 등 사업 영역이 갈수록 다각화되고 있는 것이다.
K-웹툰의 미래
모바일 환경이 확대될수록 이용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쉽고 빠르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찾을 것이다. 여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콘텐츠는 웹툰이다.
웹툰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만화의 점유율은 미국, 중국, 인도 등 세계 각국에서 해마다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본격적으로 맞붙을 프랑스는 전체 만화 시장 중 디지털만화 점유율이 1%로 매우 낮지만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증가해 성장 잠재력이 높다.
K-웹툰의 성장 가능성은 우수 인재들의 시장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2019년 네이버 연재 작가 300여 명의 연평균 수입은 3억 1000만 원으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연간 1억 원 이상을 벌었다. 웹툰 ‘복학왕’의 작가 기안84는 수 십 억대 건물을 소유한 자산가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대학들이 웹툰 학과를 개설해 우수 작가를 배출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는 점도 향후 웹툰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더욱 키우는 요소이다.
세계 시장에서 이미 큰 성과를 내고 있는 카카오와 네이버 등 양대 웹툰 사업자들은 IP 확보를 위해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수년간 약 1조 5천억 원, 네이버는 지난 한 해에만 6억 달러, 우리 돈 7천억 원 정도를 투입했다. 두 플랫폼의 연간 거래액은 이미 1조 원을 훌쩍 넘긴 상황이다. 공격적 투자로 확보한 IP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향후 성장 가능성을 비롯한 잠재적 가치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최근 웹툰 작가들의 연 이은 안타까운 선택과 스타 작가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작가 및 작가 지망생들의 열악한 처우 및 환경 등이 이슈가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산업이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는 일부 균형이 무너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런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고 계속 나아간다면 웹툰 산업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문제점들은 반드시 해결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