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식으로 때론 한 끼 식사로 햄버거를 즐겨 먹는 분들 많을 겁니다. 손쉽게 식사할 수 있는 간편식이면서 가성비가 좋은 한 끼 식사로 햄버거가 인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요즘 햄버거는 예전과 달리 그 위상이 제법 어마어마하다고 합니다. 날로 값이 오르는 햄버거 가격에 14만 원짜리 햄버거 세트까지, 4조 원 햄버거 시장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햄버거 시장과 경제
햄버거와 경제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빵 사이에 구운 고기 패티를 끼워 먹는 햄버거는 패스트푸드의 대표주자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진입장벽이 없는 음식이기에 맥도널드, 버거킹 같은 세계적인 체인도 많이 있고 토종 브랜드도 있습니다. 맥도널드를 즐기지 않더라도 경제에 관심이 있다면 ‘빅맥지수’라는 용어를 들어본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전 세계 어느 맥도널드 매장에서나 팔리는 시그니처 메뉴인 ‘빅맥’의 가격을 달러로 환산한 개념으로, 1986년부터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 매년 발표하고 있습니다. 세계 어디에서나 규격화된 크기와 구성으로, 동시에 팔리는 제품이기에 비교가 쉽다는 이유입니다. 빅맥지수를 활용하면 각 나라의 통화 구매력 또는 환율 수준을 측정할 수 있고, 물가지수도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2021년 빅맥지수에서 1위는 스위스의 7.29달러, 미국은 4위로 5.66달러, 한국은 16위로 4.10달러였습니다. 햄버거 가격으로 경제 상황을 설명한다 하여 ‘버거노믹스’라고도 합니다.
햄버거는 라면, 김밥, 짜장면과 같은 분식 등과 더불어 서민들이 즐겨 먹을 수 있는 가성비 좋은 메뉴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경제가 좋지 않을 때, 비싼 음식 대신 햄버거나 라면 등 저렴한 음식을 많이 찾는 현상을 뜻하는 ‘햄버거 효과’라는 말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요즘 햄버거 시장 가격이 심상치 않다고 합니다.
햄버거 시장의 규모
햄버거 시장의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의 규모는 2014년 2조 1000억원에서 2020년 2조 9600억원으로 성장했고, 전문가들에 의하면 코로나19로 간편한 음식인 버거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신규 브랜드들이 시장에 진입하며 최근 4조 원 가까이 커졌을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오랫동안 3강 구도를 이뤄왔던 롯데리아-맥도널드-버거킹의 구도에도 변화가 왔습니다. 특히 40년 이상 유지한 롯데리아의 매장수 1위 타이틀이 사라졌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2021년 1분기 기준으로 맘스터치가 롯데리아를 제치고 매장 수 1,333개로 1위에 등극했습니다(롯데리아 1,330개), 가맹점 매출액 또한 2019년 말 기준 면적당 평균 매출액이 맘스터치가 1,733원, 롯데리아가 1,254원일 정도로 큰 차이를 보여왔습니다. 특히 노브랜드버거는 1년 8개월 만에 100호점을 돌파하고 지난해 179호점까지 매장을 늘리는 등 빠른 성장 속도로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2019년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버거부터 미니스톱의 슈퍼바이츠, 토스트로 유명한 이삭에서 론칭한 이삭버거 등이 등장했습니다. 치킨업계의 햄버거 경쟁도 눈에 띕니다. 교촌에프앤비가 수제 치킨버거인 교초리얼치킨버거를 출시했고, bhc는 이마트24와 손잡고 자사의 대표 메뉴를 모티프로 한 뿌링클 햄버거를 출시했습니다. 여기에 SNS를 장식하며 인기를 끄는 각종 수제버거까지, 바야흐로 국내 햄버거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햄버거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
요즘 구독 경제는 일부 산업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고 있습니다. 음식 업계에 거세진 구독경제 열풍에 햄버거도 있습니다. 버거킹은 2019년 미국 매장에 이어 지난 2020년 5월, 햄버거 프랜차이즈 최초로 월정액 구독 서비스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습니다. 매월 일정 구독료를 내면 특정 버거를 주 1회, 총 4번 제공하는 건데, OK캐시백의 구독 서비스에서 ‘오!늘구독’에서 버거킹 킹치킨버거 4개를 56% 할인한 가격인 4,7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한 달만 이용할 경우는 4,900원입니다. 어플에서 결제 후 발급일로부터 28일 내에 킹치킨버거 4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롯데리아에서도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 엔젤리너스 커피, 크리스피 크림도넛의 경우 외식 주문 모바일 앱 ‘롯데잇츠’를 통해 월간구독 쿠폰을 판매하는데, 롯데리아 햄버거 세트 3개에 9,900원 구독세트가 지난해 오픈과 동시에 매진되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매월 1일 선착순으로 판매하여 한 달 동안 사용 가능한 시스템입니다. 2월에는 치즈No. 5세트와 클래식치즈버거세트, 치킨버거세트 3종을 최대 49% 할인된 1만 500원에 구독할 수 있는 인기 세트구독과 모짜렐라인더버거베이컨세트와 와규에디션 세트, 핫크리스피버거세트 3종을 최대 46% 할인된 1만 3,500원에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세트구독을 판매했습니다. 올해부터는 일반 버거 구독세트와 프리미엄 버거 구독세트로 나누고, 매달 구성 메뉴를 바꾸어 선택의 폭을 늘렸다고 합니다. 햄버거를 자주 즐겨 먹는 사람이라면 햄버거 구독 서비스를 주목할 만하겠습니다.
햄버거 가격 만만치 않다
간편하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어 서민 음식의 상징이던 햄버거가, 작년 말부터 도미노처럼 줄줄이 가격 인상을 발표하며 팍팍해진 물가를 실감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맥도널드도 2월 17일부터 버거와 커피음료 등 30종의 제품 가격을 평균 2.8%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말, 롯데리아가 제품 가격을 평균 4.1%, 노브랜드버거는 2.8%를 인상했습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셰이크쉑도 1월 25일부터 10여 종의 제품을 평균 3% 인상하고, 버거킹 또한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2.9% 올렸습니다. 맘스터치도 지난 2월 3일부터 300~900원가량 제품 판매 가격을 올렸습니다. 그 가장 판매 비중이 높은 빅맥 세트와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세트는 가격 인상에서 제외했다지만, 이미 2021년 2월에도 2.8%의 인상을 단행한 바 있기에 씁쓸할 뿐입니다.
한편으로는 햄버거의 고급화를 보여주는 프리미엄 햄버거도 인기입니다. 지난 1월 7일, 잠실 롯데월드몰에 문을 연 ‘고든 램지 버거’가 대표적입니다. 영국 출신의 셰프 고든 램지의 이름을 딴 이 매장은 하이엔드 콘센트의 프리미엄 버거를 선보이는 곳으로, 세계에서 네 번째이자 아시아에서 첫 번째 매장입니다. 14만 원으로 가장 비싼 1966 버거는 한우 패티에 채끝등심, 트러플 슬라이스와 채소, 12년 산 발사믹 식초 등을 넣은, 한국에서만 단독으로 판매하는 메뉴라고 합니다. 대표 메뉴인 헬스키친 버거는 3만 1,000원으로, 투플러스 한우로 만든 패티에 할라페뇨와 토마토, 아보카도 등 각종 식재료를 넣었습니다. 14만 원짜리 햄버거라니, 값싼 햄버거라는 말을 쓰기엔 민망해진 시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햄버거 시장과 햄버거 경제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