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 브랜드 식당들의 영업비결
장사가 잘 되는 식당들의 세컨 브랜드 역시 잘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안에 화제인, 원조 뺨치게 잘 나가는 세컨 브랜드 식당에 어떤 것이 있는지, 잘 나가는 세컨 브랜드 식당에는 어떤 공식이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비결 1 - 비결은 디테일에 있다
냉장고 문을 열고 들어가는 콘셉트로 이름을 날린 칵테일바 ‘장프리고’의 세컨 브랜드인 ‘주신당’도 장프리고 못지않은 독특한 콘셉트와 인테리어로 유명합니다. 무당들이 많이 모여 살았다고 하는 신당동의 역사에서 착안해 십이지신을 콘셉트로 하여 ‘술을 모시는 신당’이라는 의미의 칵테일바를 연 것이죠. 외관은 정말 무당집같이 허름한 느낌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바깥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펼쳐집니다. 띠별로 12개의 시그니처 칵테일을 구비해 놓는 등 장프리고처럼 맛있는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건 물론입니다. (세컨 브랜드 식당)
‘인생 닭구이집’이라는 칭송을 받는 신당동의 ‘은화계’는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2호점인 도산대로점을 열 만큼 인기인 곳입니다. 소금 숯불 닭구이와 양념 숯불 닭구이를 베이스로 하여 근위, 염통, 닭목살 등 특수부위를 구이로 즐기고 닭발 구이와 닭날개 튀김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은 공덕동의 인기 닭갈비 전문점 ‘계고기집’의 세컨 브랜드인데요. 갓 도축한 신선한 닭을 숯불에 구운 숯불 닭갈비로 유명해진 계고기집은 자신들이 잘 다룰 수 있는 닭을 재료로 하면서 흔한 닭갈비가 아닌 닭구이와 특수부위 구이를 하는 은화계를 열며 원조 이상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에 와인 문화를 일으킨 와인바 ‘목탄장’과 세컨 브랜드 ‘화빙장’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목탄장과 화빙장은 모두 매장 내 전 좌석을 바 다이닝으로 운영하는 와인바지만 그 콘셉트가 확연히 달라 눈길을 끕니다. 숯이 콘셉트인 목탄장의 내부가 온통 까맣다면, 불과 얼음을 콘셉트로 하는 화빙장은 화이트 톤으로 꾸며 대조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목탄장이 숯불을 중심으로 동서양의 무국적 요리에 주목했다면 화빙장은 해산물 요리에 집중한 편입니다. 그러나 맛있는 요리와 함께 수십 종의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즐길 수 있다는 것만은 동일합니다.
비결 2 - 핫플은 역시 핫플
약수동의 핫한 돼지고기집 ‘금돼지식당’과 맛있는 소고기집으로 유명한 ‘몽탄’과 ‘뜨락’, 이른바 ‘맛집 선수’들이 모여 만든 신당동의 ‘하니칼국수’와 성수동의 ‘뚝도농원’도 뜨거운 인기를 모으며 일명 ‘웨이팅 맛집’으로 꼽힙니다. 재미난 건 돼지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금돼지식당과 소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몽탄과 뜨락의 합작이 칼국수(하니칼국수)와 오리고기구이(뚝도농원)라는 것. 기존에 있는 메뉴지만 젊은 세대가 힙하게 즐길 수 있는 메뉴가 되도록 칼국수에 알과 곤이를 듬뿍 넣어 술을 부르는 맛으로 탈바꿈시키고, 오리고기를 부위별로 북경오리처럼 썰어주는 등 이색적인 메뉴를 탄생시킨 게 이곳들의 인기 비결입니다. (세컨 브랜드 식당)
과일인 아보카도를 넣은 수제 햄버거 맛집으로 유명한 ‘다운타우너’의 세컨 브랜드가 한식집 ‘호족반’이라고? 정확히 말하면 다운타우너는 외식브랜드 기업 GFFG의 간판 브랜드로, GFFG는 다운타우너 외에 ‘도넛 전성시대’를 연 ‘카페 노티드’와 미국 가정식 레스토랑 ‘리틀넥’, 뉴욕 피자를 표방하는 ‘클랩피자’, 아메리칸 차이니즈 콘셉트의 퓨전 중식당 ‘웍셔너리’ 그리고 호족반까지 6개의 브랜드를 갖고 있습니다.
다만 호족반을 제외하면 모두 ‘아메리칸 캐주얼’이라는 콘셉트를 지니고 있죠. 좋을 호(好), 겨레 족(族), 밥 반(飯)을 써서 ‘훌륭한 민족의 밥’이란 뜻을 지닌 호족반은 감자전, 수육, 메밀국수, 주먹밥, 육회, 부대찌개, 칼국수 등 한식을 선보입니다. 미국 감성 위주 브랜드를 선보이던 곳에서 한식이라니 의외의 선택으로 보이지만, ‘모던 서양 한식’이란 터치가 가미돼 있단 것이 포인트입니다. 트러플을 넣은 감자전, 치즈와 초리조가 어우러진 두부김치, 봉골레 느낌의 칼국수 등 약간의 서양식 터치를 가미하여 인기 한식집을 완성해 냈습니다.
비결 3 - 너무 무겁지 않게
미쉐린 2스타로 유명한 ‘정식당’은 세컨 브랜드로 같은 건물에 브런치와 디저트를 선보이는 카페 ‘정식카페’와 베트남 레스토랑 ‘아이뽀유’를 선보였습니다. 흔한 베트남 레스토랑을 생각하고 ‘아이뽀유’의 메뉴판을 본다면 2만 원대의 쌀국수를 보고 조금 놀라겠지만, 미쉐린 2 스타의 임정식 셰프가 오픈한 곳이라 생각하면 즐길 만하지 않을까요? 캐주얼하게 커피와 베이커리, 가벼운 식사와 와인 등을 즐길 수 있는 정식카페는 말할 것도 없고, 특히 전문 소믈리에가 구성한 와인 리스트가 알차, 낮부터 와인 한 잔 곁들이기 좋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세컨 브랜드 식당)
고급 호텔의 식당과 미쉐린에 빛나는 식당 또한 세컨 브랜드 식당을 선보이곤 합니다. 이런 경우원조가 쌓은 역사와 명성 자체가 믿음이 되어 세컨 브랜드를 찾게 되곤 합니다. 서울 특급호텔인 더플라자호텔의 중식당 ‘도원’은 1976년 개업한 역사 깊은 곳으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단골집으로도 유명합니다. 사회 유명 인사들의 단골집이던 도원의 세컨 브랜드로 합리적인 가격대로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도원 스타일’을 론칭하여 더 현대 서울점까지 입점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가격이 만만치 않은 도원과 달리 비교적 저렵하고 맛있는 음식과 함께 고급스럽고 모던한 인테리어와 플레이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역시나 정재계 명사들의 단골집으로 꼽히는 여의도 63 빌딩의 고급 중식당 ‘백리향’ 또한 가격과 위치로 보다 접근성을 높인 세컨 브랜드 ‘백리향 스타일’을 선보였습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입점한 백리향 스타일은 비교적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합리적인 가격대로 고급 중식 요리를 즐길 수 있어 인기입니다.
지금까지 세컨 브랜드 식당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