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경제 파급효과가 크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BTS"처럼 ‘걸어 다니는 대기업’이란 소리를 듣는 문화예술계 인사도 여럿입니다. 눈에 보이는 폭발적인 경제효과는 물론 문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문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문화를 경제의 척도로 계산한다는 게 섣부르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언제나 문화는 경제와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을 유치하고자 각국의 나라들이 매번 치열하게 고군분투한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올림픽 같은 대규모 축제가 자칫하면 빚더미에 올라앉게 될 수 있음에도 직접적 효과와 국가 브랜드 제고 및 기업 이미지 향상 등의 간접적 효과가 굉장히 크기 때문입니다. 괄목할 만한 기록을 낸 문화예술계 인사에게도 경제효과는 따라붙습니다. 몇몇 K-Pop 그룹에게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는 별명이 붙은 건 이미 예사입니다. BTS처럼 ‘걸어 다니는 대기업’ 소리를 듣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화가 경제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무형의 가치 효과까지 고려하자면 문화만큼 전 세계적으로 퍼질 수 있는 즉각적인 장르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BTS의 파급효과
매번 새로운 역사를 쓰는 BTS. 이들에 대해 ‘걸어다니는 대기업’이란 표현을 쓴 지는 오래되었습니다. ‘Dynamite’로 ‘빌보드 핫 100’ 1위를 하면서부터 쏟아지던 BTS 파급효과의 기사 역시 수두룩합니다. 2019년 10월, 포브스에서 GDP 5.5조 원 규모를 창출하는 BTS 경제효과에 주목한 기사가 보도됐었고요, 2021년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BTS가 매년 한국에 50억 달러(약 5조 7000억 원)의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앨범이나 콘서트 티켓 판매량이 소규모 경제국가의 연간 생산량보다 많다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경제적 파급효과 외에도 BTS는 여러 모로 국가 이미지 제고에 힘쓴 바 있습니다. 지난 2018년의 UN 총회에서 리더 RM이 영어로 연설을 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일을 시작으로, 5월 31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계·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제도 주민 유산의 달’을 맞아 BTS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아시아계 혐오 범죄 및 차별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눌 계획일 정도입니다. 미국 대통령이 개별적인 음악 그룹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건 이례적인데, BTS가 그런 이례적인 현상을 일으키는 하나의 아이콘이 된 것입니다. 이는 경제효과로도 따질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올해 4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기의 BTS 국내 콘서트 경제적 파급효과’라는 보도자료에서 ‘BTS가 국내에서 콘서트를 정상 개최하면 공연 1회당 경제적 파급효과는 6,197억 ~ 1조 2,207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연간 10회 공연을 하면 최대 12조 2,068억 원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겁니다. 문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 여파가 대단한 것 같습니다.
EPL 득점왕 손흥민의 파급효과
문화예술 부문에서 대한민국이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것은 꽤 되지만 객관적인 신체 조건이 서양인과 비교해 불리하다는 인식이 강한 스포츠 분야에서는 지극히 적은 숫자의 스타만이 전 세계적인 브랜드를 쌓은 편입니다. 외국인을 만날 때 스포츠 분야에서는 “두 유 노 박지성?”으로 일관하다 “두 유 노 손흥민”으로 바뀐 것처럼요. 손흥민은 지난 5월 23일, 영국 캐로우 로드에서 열린 노리치 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EPL) 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시즌 23호 골을 기록,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오르며 한국인의 긍지에 불을 지폈습니다. 체육훈장 중 가장 높은 등급인 청룡장 수여가 결정되며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청룡장을 손흥민에게 수여할 예정일 정도로 대한민국은 손흥민이 이룬 쾌거에 아직도 감동하고 있는 중입니다.
2020년 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손흥민이 창출한 경제 파급효과가 1조 9,885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한 바 있는데요. 당시 유럽 축구시장에서의 가치 1,206억 원, 손흥민에 의한 대유럽 소비재 수출 증대효과 3,054억 원, 그에 따른 생산 유발 효과 6,207억 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1,959억 원으로 추산한 결과라고 합니다. 자긍심 고취 등 국내에 유발하는 무형의 가치 또한 7,279억 원이었고요. 아시아 최초로 득점왕이 된 지금은 이 경제 파급효과가 더욱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손흥민 개인의 브랜드 평판 역시 끝을 모르고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스타 브랜드 평판 1위에 손흥민을 올렸습니다. BTS와 임영웅을 제쳤을 정도입니다. 포브스 코리아 또한 지난 달 대한민국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파워 셀럽 40명을 선정한 ‘2022 파워 셀레브리티’ 종합 순위에서 BTS와 블랙핑크에 이어 3위에 손흥민을 올렸습니다. 스포츠 문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미 익숙한 한국영화의 위상
제75회 칸국제영화제는 그야말로 한국영화의 위상을 제대로 보여준 행사였습니다. 경쟁 부문에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하고 송강호, 아이유, 강동원 등이 출연한 ‘브로커’가 진출했을 때부터 조짐은 보였는데, ‘헤어질 결심’은 칸에서 공개 이후 줄곧 칸영화제 공식 소식지인 ‘스크린 데일리’에서 평점 4점 만점에 3.2점으로 경쟁 부문 초청작 중 가장 높은 평점을 기록하더니, 감독상을 수상하는 데 이르렀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지난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것에 이어 벌써 칸에서만 세 번째 수상입니다. 박찬욱 감독은 ‘깐느 박’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여러 차례 칸의 호명을 받는 바 있습니다, 칸에서의 감독상 수상은 한국영화 역사상 2002년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에 이어 두 번째일 만큼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생충’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고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쓴 것이 ‘K-문화’의 ‘게임 체인저’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에서 1억 4,000만 명 이상이 시청하며 넷플릭스 전 세계 1위로 ‘K-문화’의 위상이 활화산처럼 솟구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영화 2편이 칸영화제에서 동시에 수상한 유례없는 일이 벌어졌으니 이에 대한 유·무형의 효과가 따를 것은 자명합니다. 당장 ‘브로커’는 국내 개봉을 앞두고 투자배급사인 CJ ENM이 세계 171개국에 선판매한 상태입니다. CJ ENM과 CJ CGV 등 관련 엔터주 또한 이들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상승하고 있습니다.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송강호는 ‘브로커’ 이전에도 여러 차례 칸을 찾은 바 있습니다. 2006년 ‘괴물’로 감독주간에 초청받은 것을 시작으로 2007년 ‘밀양’, 2008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2009년 ‘박쥐’, 2019년 ‘기생충’, 2021년 ‘비상선언’, 그리고 올해 ‘브로커’로 7번 초청받은 것인데요. 한 작품에 한 종류의 상만 주는 칸영화제의 관계상 ‘박쥐’나 ‘기생충’ 때는 심사위원상과 황금종려상에 그 영광을 돌려야 했다가 올해 끝내 영광을 거머쥐었습니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확실한 와중에도 BTS나 손흥민, 박찬욱과 송강호 같은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활동하는 것을 보면 절로 흐뭇한 표정이 지어집니다. 이와 같은 인물들이 늘어나면서 자연 대한민국 또한 ‘월드 클래스’로 거듭나길 바라봅니다. 이상으로 문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햐서 알아봤습니다.